
이자가 뭐라고 앱을 또 깔아야 하나
며칠 전부터 적금 만기가 다가와서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그냥 주거래 은행에 놔두자니 예금 금리가 3% 초반대에 머물러 있어서, 검색창에 정기예금이율 높은 곳을 한참 들여다봤다. 사실 큰 차이 있겠나 싶으면서도, 0.1%라도 더 챙기자는 마음으로 저축은행 금리를 하나씩 열어봤다. 웰컴저축은행 같은 곳들이 연 3.6%까지 올렸다는 뉴스를 보고는, 퇴근길에 멍하니 앱을 설치할지 말지 고민했다. 이미 스마트폰에 은행 앱만 대여섯 개인데, 하나 더 늘린다고 내 인생이 크게 달라질까 싶으면서도 결국 설치 버튼을 누르고 말았다. 생각보다 인증 절차는 번거롭고, 보안 카드 찾느라 서랍을 뒤지는 시간만 20분이 넘게 걸렸다.
0.몇 퍼센트에 목숨 거는 일상의 피로함
막상 앱을 켜고 나니 화면 구성이 주거래 은행이랑 달라서 한참을 헤맸다. 이 돈을 옮겨서 몇 달을 묶어둬야 하나, 중간에 급하게 쓸 일 생기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전세대출이자계산기까지 돌려가며 내가 한 달에 나가는 고정 지출을 확인해보니, 예금 이자 몇 푼 더 받는다고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을 것 같았다. 사실 내가 30대 초반인데, 주변에서는 다들 SPY ETF 같은 걸 하거나 현대차 주식 시세를 보며 단타를 치는 친구들도 있다. 그들에 비하면 나는 너무 겁이 많아서 예적금만 고집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래도 원금이 깨지지 않는다는 안정감이 좋아서 선택한 길인데, 막상 금리표를 보고 있으면 그냥 좀 더 공격적으로 해볼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마음이 오락가락한다.
파킹통장과 적금 사이의 애매한 줄타기
요즘 파킹통장 금리비교 글도 많이 올라오던데, 보면 볼수록 헷갈리기만 한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준다는 게 매력적이긴 하지만, 내가 가진 목돈은 정기 예금에 묶어야 그나마 눈에 보이는 이자가 나온다. 저축은행 쪽이 확실히 시중은행보다는 금리가 높은 건 맞는데, 예전에 뉴스에서 들었던 수신고객 이탈이나 조달 기반 어쩌고 하는 기사들이 생각나서 괜히 찜찜한 기분도 든다. 설마 내가 넣은 돈이 사라지겠냐만은, 예금자 보호 한도가 5천만 원이라는 건 왜 이렇게 낮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1억 원 가까운 돈을 굴리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분산 투자를 하는 건지, 다들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대출 이자 걱정에 저축 의지가 꺾일 때
솔직히 적금 하나 들겠다고 이렇게 고생하는 게 맞나 싶다. 한부모대출이나 정부 지원 사업 같은 것들을 찾아보면 나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에서 대출 이자 갚느라 허덕이는 분들도 많은데, 나는 고작 예금 금리 0.3%p 더 받으려고 앱 서너 개를 깔았다 지웠다 하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예금자는 좋지만, 반대로 대출받은 사람들은 코픽스 상승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게 현실이지 않나. 나도 언젠가는 전세 대출을 받아야 할 텐데, 지금 예금 조금 더 받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가도 당장 눈앞의 돈을 불려야 한다는 압박감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남는 건 피로감뿐
결국 고민만 하다가 적금 가입은 미뤄두고 스마트폰 앱만 그대로 둔 채 잠이 들었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한번 금리 비교 사이트나 들여다보겠지. 사실 이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데 왜 매번 반복하는지 모르겠다. 돈 모으는 방법이 단순히 이율 높은 곳에 넣는 것만은 아닐 텐데,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게 이것뿐이라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다음 달에는 조금 더 여유롭게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아마도 또 만기 된 적금 예치처를 찾느라 검색창을 붙들고 있겠지. 명쾌한 해답이 없는 게 금융 생활인 것 같다.
저축은행 앱 설치하고 헤매는 모습, 공감되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긴 했는데, 결국 다시 정리하는 걸 보니 답답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