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좀 낮춰보겠다고 앱만 몇 개를 깔았는지 모르겠다

금리 좀 낮춰보겠다고 앱만 몇 개를 깔았는지 모르겠다

대출 앱만 깔다가 하루가 다 갔다

며칠 전부터 뉴스에서 금리 어쩌고 하는 기사들이 자꾸 눈에 띄었다. 나만 손해 보고 사는 기분이 들어서 퇴근하고 집에 와서 휴대폰을 붙잡고 앉았다. 다들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하라고 난리길래, 나도 3년 전에 받은 아파트 담보대출 금리가 조금 높은 것 같아서 비교 좀 해보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앱을 깔고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복잡했다. 핀다, 토스, 카카오페이 같은 곳들에서 조회를 해보라길래 5개 정도를 순차적으로 깔았는데, 내 신용 점수랑 소득 정보를 매번 다시 입력하는 것부터가 이미 지치는 일이었다.

은행마다 대답이 너무 다르다

조회를 해보면 예상 금리가 뜨는데, 이게 묘하게 은행마다 다 다르다. 어디는 연 4.8%가 나오고 어디는 5.2%가 찍힌다. 근데 막상 ‘대출 신청하기’ 버튼을 누르려니 필요한 서류가 한두 개가 아니다. 등기부등본은 기본이고, 소득 증빙 자료랑 재직증명서까지. 예전에 처음 대출받을 때는 은행 창구에 앉아서 직원이 시키는 대로 서류를 냈던 것 같은데, 비대면으로 하려니 내가 직접 파일을 다 준비해서 올려야 한다는 게 생각보다 번거로웠다. 심지어 어떤 은행은 앱에서 신청을 해도 결국 영업점 방문이 필수라고 떠서, 반차를 써야 하나 고민하게 만들었다.

보험사 대출이 더 싸다는 말의 진실

커뮤니티 같은 곳에서 보면 보험사 주택담보대출이 은행보다 금리가 낮다는 글이 종종 보인다. 솔직히 반신반의하면서 보험사 쪽 금리도 확인해 봤는데, 확실히 지금 시중은행에서 제시하는 금리보다 0.2~0.3% 정도 낮기는 했다. 그런데 그게 1금융권이 아니다 보니 나중에 혹시라도 집을 팔거나 다른 대출을 추가로 받을 때 뭔가 불이익이 있는 건 아닌가 싶어서 찜찜했다. 주변에 물어봐도 ‘그냥 비슷해’라고 하거나 ‘아예 새로 받는 건 고민해봐’라는 애매한 대답만 돌아오니 딱히 결정적인 이유를 찾기가 어려웠다.

총량 규제 때문에 막혔다는 말

제일 허무했던 건, 열심히 조회해서 ‘이 정도면 갈아탈 만하겠다’ 싶어서 신청하려던 찰나에 문턱에 막힌 경우다. 기사에서 본 것처럼 정말로 대출 총량 규제 때문인지, 앱에서는 분명히 가능하다고 나왔는데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현재 접수 마감’ 혹은 ‘지점 문의’라는 메시지가 뜨는 곳이 있었다.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 기분이다. 결국 1억 원 정도 갈아타기를 고려했는데, 중도상환수수료 계산해보니 150만 원 정도가 나간다. 이 비용을 뽑으려면 금리가 최소 0.5%는 낮아져야 하는데, 지금 당장 가능한 건 기껏해야 0.2% 차이이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고민만 하다가 밤이 다 됐다

한 4시간 동안 노트북이랑 휴대폰 번갈아 가면서 씨름했는데 결국 제자리걸음이다. 대출금리라는 게 무슨 쇼핑몰 최저가 찾기처럼 쉽게 되는 게 아니었다. 서류 준비하고 승인받는 과정에서 드는 시간과 비용, 그리고 무엇보다 대출을 갈아탈 때 생기는 그 묘한 불안감 때문에 이번에는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일단 지금 대출이 무서운 건 아니니까, 나중에 금리가 정말로 확실하게 떨어질 때 다시 생각해 보려 한다. 그냥 헛고생한 것 같아 맥주 한 캔 땄는데, 왜 시작했나 싶은 생각만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