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기 중에 시작한 아르바이트와 예기치 못한 지출
한창 계절학기 준비하느라 정신없던 때였어요. 편의점 알바를 시작한 지는 1년이 좀 넘었나, 생각보다 생활비라는 게 참 야금야금 나가더라고요. 학교 근처에서 월세 내고 식비 계산하고 나면 사실 남는 게 거의 없죠. 부모님께 손 벌리는 건 이제 좀 민망한 나이라서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했는데, 갑자기 급하게 나갈 돈이 생겼습니다. 당장 이번 주까지 내야 하는 교재비랑 자취방 관리비가 밀리니까 손이 떨리더라고요. 그때 친구가 비상금 대출이라는 걸 알려줬어요. 카카오뱅크 비상금대출이었는데, 알바생도 가능하다고 해서 진짜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앱을 켰습니다. 사실 대출이라는 단어 자체가 너무 무서워서 몇 번이나 망설였는지 모르겠어요. 500점대 신용점수 어쩌구 하는 광고들을 인터넷에서 하도 많이 봐서 더 겁이 났던 것 같기도 하고요.
대출 신청 과정에서의 막연한 두려움
앱 화면을 띄워놓고 한참을 멍하니 쳐다봤습니다. 서류가 복잡할 줄 알았는데 그냥 간단하게 인증 몇 번 하니까 신청이 되더라고요. 300만 원이라는 한도가 떴는데, 이걸 다 빌릴지 말지 고민하는 데에만 30분은 쓴 것 같습니다. 결국 필요한 만큼만 설정해서 받았는데, 돈이 통장에 찍히는 순간 안도감보다는 묘하게 마음이 무거워지는 느낌이었어요. 압구정 전당포 같은 곳도 있다고 들었지만, 거기까진 갈 용기가 없었거든요. 비대면으로 이렇게 쉽게 된다는 게 한편으로는 신기하면서도, 나중에 연장이 안 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바로 따라왔습니다. 막상 돈이 들어오니 이걸 어떻게 나눠서 갚아야 할지 계산기만 계속 두드렸던 것 같아요.
시간이 갈수록 익숙해지는 대출의 무게
처음 빌리고 나서 한 달 뒤에 이자가 빠져나가는 걸 보고 꽤 놀랐습니다. 푼돈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 돈이 눈앞에서 사라지니까 실감이 나더라고요. 사실 알바를 2년 넘게 꾸준히 하고 있어서 어디 가서 신용이 나쁘다는 소리는 안 듣지만, 그래도 대출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일상의 중심을 흔드는 기분이었어요. 편의점 카운터에 서서 계산할 때마다 ‘아, 오늘 몇 시간 일하면 이자 내지?’ 이런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이게 참 웃긴 게, 돈이 없어서 빌렸는데 이제는 이 돈 때문에 더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 상황이 된 거죠. 채무통합이나 그런 거창한 단어들은 뉴스에서나 나오는 건 줄 알았는데, 어쩌면 내 일상이 서서히 그런 쪽으로 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막연한 불안함도 있었습니다.
연장을 고민하며 느끼는 사소한 불편함
계절학기를 한 번 더 들어야 할 것 같아서 결국 대출 연장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연장이 안 되면 어떡하나 싶어서 고객센터 앱을 몇 번이나 들락날락했는지 몰라요. 다행히 별다른 연체 없이 꼬박꼬박 이자를 내왔고 알바도 계속하고 있어서 큰 문제는 없겠다고 생각했는데도, 심장이 계속 쿵쾅거리더라고요. 24시간 언제든 확인이 가능한 건 장점이지만, 밤늦게 혼자 있을 때 대출 잔액을 보고 있으면 괜히 기분이 가라앉아요. 누군가는 300만 원 정도가 대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한테는 이게 월급보다 큰 금액처럼 느껴지거든요. 이게 인생의 큰일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지금 이 시기의 저한테는 꽤 무거운 짐처럼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여전히 끝나지 않은 고민들
주변을 둘러보면 다들 비슷하게 사는 것 같아요. 정육점 알바생도 늘고, 카페 아르바이트하는 친구들도 다들 각자의 대출이나 학자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죠. 뉴스를 보면 자영업자 총대출이 1000조를 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런 거대한 숫자들 사이에 제 소소한 비상금 대출이 섞여 있는 기분입니다. 앞으로 아르바이트를 더 늘려야 할지, 아니면 그냥 최대한 아껴 쓰면서 원금을 빨리 갚아버리는 게 나을지 아직도 결정을 못 했어요. 사실 원금을 다 갚고 나면 이 앱을 바로 삭제해버릴 생각인데, 정말 그렇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당장 다음 달 카드값이랑 공과금도 걱정인데, 이게 진짜 해결이 된 건지 아니면 잠시 시간을 번 건지 가끔은 헷갈릴 때가 있어요.
알바하면서 돈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게 생각보다 어렵네요. 특히 이자 때문에 더 힘들어진다는 것도 와닿는 부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