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이 필요해서 찾아봤던 앱들이 다 거절될 때의 기분

급전이 필요해서 찾아봤던 앱들이 다 거절될 때의 기분

앱을 켜고 조회 버튼을 누르는 일이 주는 피로감

갑자기 지갑이 텅 비어버린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보통은 월급날이 며칠 남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경조사가 겹치거나, 당장 이번 주까지 내야 하는 관리비 같은 게 발목을 잡는 경우다. 예전 같으면 그냥 카드 돌려막기나 현금서비스를 썼겠지만, 신용 점수가 바닥을 치고 나서는 그런 선택지조차 사라졌다. 스마트폰에 깔린 대출 앱을 하나씩 켜서 조회 버튼을 누르는 손가락이 무겁다. 저축은행 쪽은 금리가 15%를 넘어가니 차라리 안 받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막상 30만원, 50만원 단위의 급전이 당장 필요할 때는 그런 수치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비대면으로 슥슥 넘기다가 마지막에 ‘심사 부결’이라는 두 글자를 보면, 그 순간 휴대폰 화면이 그렇게 차갑게 느껴질 수가 없다.

정부 지원 상품을 찾아봐도 현실은 쉽지 않다

신용회복위원회 소액대출 같은 게 있다는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주워들었다. 제도권에서 운영하는 거니까 차라리 안전하지 않을까 싶어 찾아봤는데, 막상 준비해야 할 서류나 과정이 생각보다 복잡했다. 이미 개인회생 중인 사람들은 이런저런 제약이 많다. 3개월 이상 연체 기록이 있으면 금융권에서는 거의 투명 인간 취급을 받으니까. 서류 떼고 자격 요건 맞추는 사이에 그냥 주변에 푼돈이라도 빌려볼까 하는 마음이 굴뚝같다. 정부에서 200만원 정도는 지원해준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그건 정말로 ‘운이 좋은’ 사람들 이야기거나 내 상황과는 또 미묘하게 다른 조건들이 많았다. 누가 10년 동안 4.5% 금리로 빌려준다고 광고하면, 내가 거기 들어갈 수 있을지는 사실 잘 모르는 일이다.

은행의 문턱보다 더 높은 비대면 알고리즘

지점 창구에 가서 상담받을 용기는 예전부터 없었다. 괜히 대출 상담하러 왔다고 말하는 순간부터 이상한 눈초리를 받을 것 같기도 하고, 실물 은행 직원을 대면하는 것 자체가 왠지 모르게 주눅이 든다. 그래서 다들 비대면을 선호하는 건데, 이 앱들의 알고리즘은 사람 마음보다 훨씬 더 냉정하다. 100만원 대출 하나 승인받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예전에 잠깐 노숙자나 신용불량자 관련 기사를 읽다가 협동회 같은 마을 은행 이야기를 본 적이 있는데, 사실 그런 건 우리 같은 사람들 근처에 있지도 않다. 그냥 화면 속의 ‘부결’ 메시지만 반복해서 확인하다 보면,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

어디서부터 꼬인 건지 알 수 없는 날들

주변 친구들은 이제 돈 이야기를 꺼내기도 미안하다. 나도 안다, 돈 빌려달라는 소리가 얼마나 사람을 질리게 만드는지. 그래서 다들 혼자 해결하려고 고군분투하다가 결국 2금융권, 아니 그보다 더 안 좋은 곳으로 빠지게 되는 거겠지. 나도 한때는 대출 금리가 몇 퍼센트인지, 연체 기록이 어떻게 되는지 꼼꼼히 따지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냥 ‘나올지 안 나올지’에만 집중한다. 가끔은 그냥 통장에 입금만 되면 그만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나중에 갚을 때의 이자 같은 건 그때 가서 생각하자는 식으로 뒤로 미뤄버리게 되는 거다. 불안한 마음은 여전한데 당장 해결할 방법은 보이지 않으니, 그냥 오늘도 휴대폰을 쥐고 다른 앱을 다운로드할지 말지 고민만 하고 있다.

다음 달이 되어도 달라질 게 있을까

벌써 며칠째 휴대폰 앱 창만 띄워놓고 있다. 30만원 소액대출 정도면 어디든 될 것 같은데, 사실 그게 마음처럼 쉽지 않다는 걸 이제는 너무 잘 안다. 내가 신용불량자가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는데, 인생이 참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게 이런 사소한 곳에서 느껴진다. 다음 달에 월급이 들어오면 이번 달에 썼던 구멍들을 다 메꿀 수 있을까. 어쩌면 또 똑같은 상황에서 앱을 켜고 똑같은 화면을 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이 고민이 해결된다고 해서 내 삶이 드라마틱하게 변할 것 같지도 않다. 그냥 오늘 하루를 어떻게든 버티는 것, 그게 제일 큰 숙제다.

댓글 4
  • 알고리즘 때문에 답답한 마음 충분히 이해해요. 저도 비슷한 앱에서 계속 거절받을 때, 마치 기계에 의해 판단되는 느낌이어서 좀 억울했었거든요.

  • 앱 심사 결과가 계속 거절되니, 신용 점수 때문에 정말 답답하네요. 혹시 다른 대안은 없는지 좀 더 찾아봐야 할 것 같아요.

  • 앱 알고리즘이 사람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답답하네요. 특히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그런 시스템 때문에 더 힘든 것 같아요.

  • 앱을 계속 검색하는 것도 답이 없는 것 같네요. 신용 점수 때문에 진짜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을 찾기가 더 힘든 것 같아요.